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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낚시 연주회에 다녀오다.

캄보디아 시엠립에 있는 자이바르만 7세 병원에서는 매주 토요일밤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첼로독주회가 열린다.

독주회를 알게 된건 시엠립의 게스트 하우스에 묵으면서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으면서다. 앙코르 유적에서 전쟁과 내전으로 길거리에 몰린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기에 기쁨을 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많아 내심 기뻤다.

구걸하는 캄보디아 어린이들

구걸하는 캄보디아 어린이들

자리에 앉아 10분을 기다리니 Dr.Beat Richner가 첼로를 들고 무대에 올라왔다. 짧은 인사가 끝나고 즉흥적인 라이브 연주가 시작되었다. j.s Bach(바하)의 곡으로 Dr.Beat Richner의 애절한 음색이 더해져 유랑인의 마음을 울렸다. 기름기 넘치는 첫 인상은 별로였으나 10분 동안의 연주는 그것을 날려버리기엔 충분했다.

한곡의 연주를 마친 Dr.Beat Richner는 무대를 내려오더니 자리에 앉았다. 쉬었다 다시 하겠지라며 별 생각없이 앉아있는데 스텝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뭔가 다른 거라도 있나?’ 모두들 궁금해하는 기색이다. 조명등이 꺼지고 영상물 상영이 시작되는데 아무말 없이 진행된 상황에 유랑인을 비롯한 모두가 당황해했다.

‘기부를 위한 독주회인데 Donate를 호소하는 영상 한 두개 정도는 당연하겠지’ 라며 엉덩이를 떼지 않았다. 같은 생각인지 나가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불쌍한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해 병원을 세워 헌신하고 있는데 재정적으로 어려우니 도와 달라는 것. 뭐 여기까진 좋다. 그런데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부자들을 가르키며 여기에 기부하지 않는다고 힐난하는 것과 자신의 이력을 줄줄이 늘어놓는건 불쾌했다.

이 지겨운 비디오는 1시간 50분이나 계속되었다!! 상영이 끝나고 연주가 다시 시작되었는가? 절대 아니다!!

캄보디아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국경지역

캄보디아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국경지역

아무리 자선 독주회라지만 10분 공연에 1시간 50분을 비디오로 떼우다니. 기부가 중요하긴 하지만 캄보디아 사정을 알고 참석했을 것이고 멋진공연을 선사했다면 기쁘게 지갑을 열었을 것이다. ‘기부’하면 서양 아닌가? 그러고 보니 관객 대부분 서양인이었다.

10달러 정도 기부할려 했는데 1달러도 아까웠다. 그래도 아이들이게 조금이나마 손길이 가란 의미에서 1달러를 넣고 병원을 나왔다. 기만당했다는 생각에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Pub에서 술을 마셨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하나같이 욕이었다. it’s waste my time!! Suck!! Asshole!!… 이후는 생략.

초고작성 : 2012.06.02 / 최종수정 : 2012.07.22

2 thoughts on “캄보디아 낚시 연주회에 다녀오다.”

  1. 스기내꺼 says:

    헐..저도 아 좋은기부회네 생각했는데ㅡㅡ저런 망할
    이력늘어넣는것부터..헐이네요

    1. 유랑인 says:

      반전이 참으로 크지? 그날은 정말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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