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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전거 여행 #13] ‘그랜드 미슐랭’ 대탐험.

요 며칠 정말 편하게 쉬었다. 현지인 집, 호텔, 현지인 집. 일본 자전거 여행을 할 땐 아는사람 집 외에는 자 본 일이 없었는데 대만에서는(특히 동부해안) 삼일 연속 실내에서 자는 행운을 누렸으니까. 다른 사람 여행기를 읽어보면 현지인 집에서 자는 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것 같은데 유랑인은 세번 넘게 했으니 보통 행운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지우펀에서의 일을 하늘이 미안해 하는지도? (웃음) 이러다간 푹신한 침대에 익숙해져 매일매일 돈 쓰면서 숙박하는 건 아닌가 걱정 되었다. 뭐 좋은게 좋은거니..^^;;

Taiwan Locals

유랑인에게 하룻밤을 허락해준 사냥꾼 가족들~ 고맙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오늘도 가는데 까지 가기로 했다. 바람 가는 대로 물 가는대로 좋은거 있음 구경하고 아니면 말고. 순리에 거스리지 않으면서도 실속은 챙기는 그런 여행.(笑) 하룻밤을 허락해 준 사냥꾼 가족에게 인사를 하고 한국에 오면 연락 하라는 의미로 명함을 드렸다. 아침까지 챙겨 주시던데 너무나 고마웠다. ^^;;

오늘은 모처럼 사진도 많이 찍으며 여행기분을 냈다. 탁 트인 바다와 시원하게 뻗은 자전거 도로. 이국적인 해안선과 에메랄드 처럼 빛나는 바다는 남태평양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덤으로 볼거리도 많았으니 그야말로 ‘땡 잡았스~~!!’.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해안도로를 질주한다.

JIci Tatiung Seaside Road 2

시원하게 뻗은 해안도로~!! 몸도 마음도 가뿐하게~슝슝~!

Jici Taitung Seaside Road

대만 남부 해안도로 풍경~!

타이동(台東市)과 가까워 질수록 열대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이 많이 보였다. 코코넛이나 망고나무 같은. 마침 야자수(야자나무 열매 물)를 팔고 있는 할머니가 있길래 하나 마셔 보았다. 주문을 하니 코코넛 끄트머리를 칼로 도려내고 빨대를 꽂아 주는데 풋풋 해선지 기대했던 단 맛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간접적으로 먹었던 코코넛의 달콤한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 그러나 물 보다 갈증 해소가 잘 되는 것 같다. 에너지 드링크 하나를 먹은 느낌?

JIci Tatiung Seaside Road 3

대만에서 맛보는 코코넛 드링크(코코넛 물)

겸사겸사 야자수 파는 할머니에게 이정표의 관광지에 대해 물어보니 ‘그랜드 미슐랭 급이다’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주변에 있던 사람도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캬~!! 기대 되는걸? 역시 지우펀의 시련은 오늘을 위한 거였어!’

첫 번째로 둘러 본 곳은 ‘팔선동(八仙洞/Basian Cave)’ 이었다.

이름만 보고 여덟 개의 동굴이 있는 줄 알고 잔뜩 기대 했었는데 실상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잠시 몸을 피하며 생활하던 짧은 굴이었다. 동굴의 동(洞) 을 갖다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짧았으며, 일부는 사당(사원)으로 마개조(그야말로 개조) 해놓아 제대로 김 빠졌다. 우리나라 단양이나 영월처럼 길면서도 모험심을 자극하는 그런 걸 기대 했었는데.^^ 그냥 가긴 아쉬워 수첩에 스탬프 하나를 찍었다. 이거라도 건졌으니 일단은 만족인가? (웃음) 케릭터는 귀여웠다.

Taiwan Basian Cave

잔뜩 기대했던 팔선동

팔선동을 보고 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폭우로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정을 계속 하기엔 무리가 있어 급한대로 마을 농구장(지붕있는)에 자리를 잡고 하룻밤을 보냈다. 샤워와 전자기기 충전은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부탁 해결했고, 남는 시간은 그 동안의 사진과 여행기록을 정리했다. 밤새 비가 심하게 내렸지만 지붕이 있으니 오든 말든 태평성대한 밤을 보냈다. 지우펀에서 텐트 말리던거 생각하면…

다음날도 일찌감치 일어나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밤 폭우가 내린게 거짓말 같을 정도로 날씨가 좋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감상하며 천천히 드라이브. 이국적인 해안풍경은 여전히 유랑인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국토는 작으면서도 다양한 풍경을 가지고 있어 매력적인 것 같다.

JIci Tatiung Seaside Road 4

이국적이지만 여기도 대만이다~^^

어느덧 두 번째 관광지 삼선대(三仙台/Sansientai)에 도착했다. 팸플릿은 중국어 투성이라 어떻게 해서 삼선대란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팔선동의 실망감을 날려 주기엔 충분할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니 억새가 무성한 섬으로 이어지는데 그럴싸한 동굴도 있어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엔 딱이었다.

Tiwan Sansientai

삼선대~

열기가 식을무렵 가파른 길을 따라 등대로 올라가니 태평양이 한 눈에 들어왔다. 태평양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 동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 여기서 “야~호” 를 외치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삼선대를 둘러본 후 벤치에 드러눕어 낮잠을 즐겼다. 공공장소에서 드러눕는 짓은 우리나라에선 안하던건데 정말이지 피곤 앞에선 장사 없나보다.^^;

삼선대에서 너무 여유를 부린탓에 타이동까지 가는덴 실패하고 베이난 군에서 묵어가게 되었다. 베이난에서 묵어가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건 다름아닌 300원짜리 민숙이었다.

이제부터 텐트에서만 자자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걸 한 순간에 도로묵으로 만든 가격파괴의 힘. 실로 무시무시했다. 여기서 대만 동부해안을 자전거로 일주하는 대만 라이더를 만났는데, 줄곧 혼자 달려와서인지 유랑인에겐 누구보다도 반가운 사람이었다.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유랑인의 대만 일주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대만 사람 중 에서도 이렇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면서(^^) 타이동까지 목적지가 같길래 거기까지는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야영지 – 마을 농구장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지붕이 제법 커서 비 피하기에는 안성맞춤. 샤워나 씻는것이 걸리지만 주변 식당이나 경찰서에 부탁하면 하게 해주니 역시 문젯거리가 안된다. 하지만 밤새 개짓는 소리가 신경을 긁어 별 하나를 뺐다.

Taiwan baseball coat

마을 농구장~ 지붕도 있고 텐트치긴 따봉~!

숙박지 – 싸구려 민숙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무슨 말이 필요할까~ 온수 샤워, 편안한 침대, 시원한 에어컨…이곳이야 말로 천국~!

Beinan Guest House
 

이동경로 – 지시(Jici), 베이난(Beinan)

Bicycle Journey in taiwan Jici Taitung Jhiben Taim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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