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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전거 여행 #20] 황당했던 ‘타이완 민속촌’

일본 대지진으로 급하게 정한 대만. 제대로 된 계획은 없고 섬 한 바퀴 돌면서 좋은거 있으면 보고 없으면 말자는 식이었다. 간혹 현지인과 어울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 경치 삼매경 아님 하루하루를 버티는데만 치중해 있었다. 대만을 여행한지 23일이나 되었지만 유랑인이 대만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일어가 통하고 사람들이 활기차고 밤문화(야시장)가 좋다는 것 정도?

‘정말 쥐뿔도 모르고 여행했구나’

그래서 일까 유랑인이 타이완 민속촌에 거는 기대는 컸다. 대만의 어제와 오늘을 볼 수 있다는 ‘타이완 관광청’의 문구에 ‘반드시 둘러보리라’고 마음먹은 것도 있지만 대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에 평소보다 이른시간(오전 여섯 시)에 텐트를 정리하고 경찰서를 출발했다. 신세를 진 경찰관에게 인사를 하려 했는데, 아무도 없어 고맙다는 쪽지와 명함을 두고 나왔다.

Galic is the principal products of cihtong

경찰서가 있던 ‘씨통(Citung)’이란 마을은 마늘이 특산물인 것 같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도로. 대만에 와서 아침안개를 보는건 처음인데(그만큼 유랑인이 게을러 터졌다는걸 증명해 주는) 왠지 몽환적인게 신선놀음 하는 기분이었다. 윤린군(Yunlin Country)에서 창화군(Zhanghua Country)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절정에 달했는데 정말이지 동화 속 세계가 따로없다. 강줄기 사이로 용이 승천할 것 같다고 해야할까?

Cihtong to Zhanghua bridge

안개가 낀 신비로운 풍경

경치삼매경에 빠져가며 북쪽 방향으로 계속 올라가니 ‘타이완 민속촌(Taiwan Folk Village)’ 이란 이정표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좋아~ 가는거야~!!’

그러나, 타이완 민속촌은 유랑인의 방문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이정표가 끊어지는건 기본이고 엉뚱한 길로 안내를해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길에서 세 시간을 헤메다 친절한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겨우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대만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위해선데 이정도 삽질쯤이야!!!’

Going to the Taiwan Folk Village

유랑인에게 길을 찾아준다고 한 시간이나 고생하신 아주머니.

타이완 민속촌 입구는 기대했던대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 여기서도 웰컴카드의 위력이 발휘되어 300원의 입장료가 150원이 된다. 밥 값이 굳은것을 기뻐하면서 입장했는데~

Taiwan folk village Main gate

타이완 민속촌의 화려한 입구

아래에 언급할 타이완 민속촌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그 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행기는 수정하지 않았지만, 여행기를 보고 방문하실 분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추가해 둡니다. 없을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노파심에…^^;;

‘……………어라?’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카오슝의 쳉신공원처럼 완전한 ‘실종’은 아니지만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을씨년스럽다. 관리도 안하고 있는지 군데군데 파손된 시설물이 널려 있었으며 타이완의 근대를 상징하는 ‘옛 역사’도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입장료 150원이 아까워 쳉신공원처럼 구석구석을 훑어보다, 앉아서 쉬고 있는데 이상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영화 찍는답시고 유랑인 더러 다른 곳으로 가라는게 아닌가?!

Tiwan Moive Director

어글리 닝겐~~

열 받은김에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What the fuck? You little slut and kick your fuckin’ ass man!(뭐야, 이 망할 얼라 X새뀌들…!!)” 이라고 해주려다 참았다.

타이완 민속촌은 운영이 잘 안되는지 놀이공원까지 만든 듯 했다.

타이완 민속촌은 운영이 잘 안되는지 놀이공원까지 만든 듯 했다.

Taiwan folk village is badly

이기가 민속촌이요~ 쓰레기 처리장이요~?

‘타이완 민속촌’은 대만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서 찾았던 유랑인의 기대를 처참하게 짓밟았다. 대만의 과거는 어떤 모습이었고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고 대만 사람들은 왜 일본을 좋아하는지 등 여러가지 의문을 해결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한편으론 대만정부(니키님의 제보에 따르면 타이완 민속촌은 대만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고 합니다)에도 화가났다. 민속촌이라 함은 그 나라의 과거(+근대)를 비추는 얼굴인데 저런 식으로 방치해 두는게 아니꼬웠기 때문이다. 93대전 엑스포 비디오를 보고 감명받아 몇 년 전 엑스포 공원을 찾은적이 있는데,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갔는지 쓰러져 가는 공원을 보고 가슴 아팠던 적이 있는데 이 곳도 그리 되는건 아닌가 걱정되었다. 다음에 다시 찾을때는 제대로 운영 되었음 좋겠다. 간절히…

Taiwan folk village 01

매표소 반경 30m …. 여긴 참 번지르르하다.

타이완 민속촌의 허탈감을 뒤로하고 타이중으로 향했다. 타이중에 도착할 무렵엔 어두워져 근처 경찰서에 하룻밤을 부탁했는데 도심에 있는 경찰서라 그런지 허락 해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자기들 입장에선 재워주고 싶은데 세간의 눈 때문에 좀 그렇다라는데…. 거절하는 경찰도 미안했는지 유랑인에게 약밥이 든 도시락을 권하면서 근처에 잘 수 있는 곳을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Nearby Taichung

타이중 근교

경찰이 소개해준 초등학교로 가니 경비가 무척 황당한 얼굴로 유랑인을 쳐다본다. 경찰서에선 학교에 이야기를 해 준다고 했는데 윗선에만 전달이 되었지 경비 아저씨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영어도 안 통하고 일어도 안 통하니 손짓 발짓 다 동원해 자고 싶다는 시늉을 하니 그제서야 문을 열어주었다. 보안문제로 건물안에 텐트를 펴는건 무리고 음수대(우리나라 초등학교에 있는) 옆에서 쉬어 가라고 했다.

경비 입장에서는 갑자기 들이닥친 유랑인이 당황스러웠을 터인데 고맙기만 하다.

야영지 – 초등학교 식수대(지붕있음)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모기…. 왕 짜증~~~ 이 외엔 괜찮았다.^^

이동경로 – 씨통(Cihtong), 장화(Zhanghua), 타이중(Taichung)

Urangin Bicycle trip in taiwan Cihtong Zhanghua Taichung

초고작성 : 2013.08.02 (최종수정 : 2013.08.08)

4 thoughts on “[대만 자전거 여행 #20] 황당했던 ‘타이완 민속촌’”

  1. 2fered says:

    잘 읽고 갑니다. ^^ 저도 10년전에 유럽자전거 여행을 했었는데… 재미있으시겠습니다.

    라이딩 조심해서 하십시요.^^

    1. 유랑인 says: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블로그 가보았는데 대만의 여러 관광지를 돌아 보셨더군요~!! 저는 자전거 여행을 하느라 명소란 명소는 다 놓치고 다녔는데.. 덕분에 대리만족 즐겁게 했습니다. 언제나 좋은 하루 되세요~!!

  2. 니키 says:

    안녕하세요. 저는 타이중 출신 대만사람입니다. 대만 일주 자전거 여행을 완성한 것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러나 대만민속촌에 대해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거긴 개인단체에서 운영했던 테마공원이었는데 한 10여년전부터인가? 이미 재무문제로 이런 황폐된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민속촌 처럼 전통 문화 전시와 활동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그 곳을 찾는다면 많이 실망하겠습니다..지금 이 민속촌의 경영권을 이미 다른 회사로 옮겼고 공사로 문을 닫았다고 들었습니다…

    1. 유랑인 says:

      首先,非常欢迎您访问。
      안녕하세요, 니키님. 장문의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이완 민속촌을 방문했을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발급받은 Welcome Card 할인이 가능하길래 타이완 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인 줄 알았습니다. 한국 민속촌이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촌이듯, 타이완 민속촌도 타이완을 대표하는 민속촌인 줄 알았던 것이죠.

      말씀해주신 부분은 포스팅에 반영해 놓겠습니다. 다시한번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谢谢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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