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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전거 여행 #21] 무대 위에 ‘텐트’를 치게 된 사연.

어느덧 ‘대만 자전거 여행’도 후반에 접어들었다. 타이중에서 신주와 중리만 지나면 타이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끝나려면 멀었으니 평소와 같은 페이스로 여행개시~! 타이중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들었지만 ‘유랑인’의 목적은 단 하나. ‘황금 불상(포화대상)’을 보는 것이다. 사실 불상이라고 하기보다는 달마대사의 웃는 얼굴에 가깝다. 대만에 오면 반드시 보려고 점찍어 놓았던 곳.

Taichung Scenery in Taiwan

깔끔했던 도시 ‘타이중’.

황금 불상이 있다는 보각사(寶覺寺)를 찾아 타이중 시내를 헤집고 다녀보지만, 불상은커녕 ‘절(寺)’글자도 보이지 않는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어서 그런지 이정표도 없고 길 가던 사람 붙잡고 물어봐도 고개만 절레절레. 대만은 땅덩이가 좁으니 여기 사람들은 어지간한 곳은 다 알 거라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다.

거기에 아이폰의 배터리는 적색경보 뜬지 오래고 보조 배터리는 이미 OUT. 이대로 가다간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되니 PC방에서 아이폰을 충전하면서 재정비하기로 했다.

타이중에서 들렸던 PC방은 지번에서 들렸던 곳과 달리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만큼 기본요금도 비쌌다. (시간당 20원/ 한화 1,000원) 하지만 리클라이닝 시트에 빵빵한 에어컨은 그야말로 극락이었다. 마음같아선 계속 눌러있고 싶을 정도.

여기선 여러 가지 음식도 팔고 있었는데, 적당한 가격이라 휴식과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긴 좋아 보였다. 일본의 인터넷 카페를 본보기로 삼은 듯.

Taiwan internet cafe

타이중에서 이용했던 PC방

PC방에서 자료를 검색해 보니 타이중의 관광지는 ‘타이중 역’에 가면 다 통하니 정 모르겠거든 가보라는 글이 있어서 거기로 향했다. 타이중역 앞 관광안내소를 찾아 황금불상의 행방을 물으니 골목 몇 개만 지나면 바로 보인다고 했다.

Taichung Station

모든 것은 타이중 역에서 통하느니라~!!

타이중 역에서 10분을 달리니 고대하던 황금불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유의 호탕한 미소(?)로 유랑인을 맞이하는데, 풍만한 몸집에서 배어 나오는 미소를 계속 보고 있으니 절로 훈훈해진다.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따스함이라고 해야 할까~ 실제로 존재한다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꼬집힘은 많이 당할 것 같지만.

Happy buddha in taichung

타이중 보각사에 있는 ‘황금불상’ 일명 ‘포화대상’

불상은 워낙 큰지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까지 있었는데 휴일이라 그런지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내부를 못 보는게 아쉬웠지만 유랑인의 마음은 이미 충만했다!! 그런데 황금불상이 있는 보각사(寶覺寺)는 정체성이 궁금했다. 본당은 힌두사원에서나 볼 법한 건축양식인데, 우리나라처럼 불상을 모셔놓은 법당도 있고 미얀마에서나 구경했던 파고다도 있었으니까.

Taichung Strange temple

이 사원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일까?

보각사를 둘러보고 타이중 자연과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은 도시규모에 비하면 입이 벌어질 정도로 거대했는데(우리나라로 치면 국립 중앙박물관급) 대만도 중앙과 지방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았다.

매표를 하려는데 공교롭게도 유랑인이 갔던 시간이 마감이었다. 아쉬운 펴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데 그런 유랑인이 측은해 보였는지 매표원은 근처의 식물원이라도 보고 가라며 저렴하게 표를 끊어주었다. 식물원은 겉보기엔 아담했지만 내부는 굉장히 넓었다. 열대기후를 충실하게 재현해 놓았는데 너무 충실하다 보니 들어갔다 나오니 온 몸은 땀으로 샤워를 하고 있었다

Taichung botanical gardens

타이중 국립식물원

타이중 국립 자연과학 박물관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에 식물원이라도 제대로 보고 갔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기념스템프를 열나게 찍고 나왔다. 밤에는 야시장을 구경하면서 타이중을 뒤로했다.

Taichung Night Market

타이중 야시장

타이중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하고 언제나 그렇듯 잠 잘 곳을 찾아 헤메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텐트 칠 장소가 보이지 않았다. 길에서 헤메길 두 시간. 배는 고파오고 잠은 오고 이대로 무작정 헤메다간 위험할 것 같아 학교에 문을 두드렸다. 수위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웃으면서 ‘학교 대강당’으로 안내하더니 여기서 자고 가라는게 아닌가?!!

Taiwan Elementary School Security Guard

유랑인을 재워주신 학교 경비 아저씨

지금껏 여러 장소에서 텐트를 폈지만 이렇게 호화스러운 곳은 처음이다. 조명 들어오고 전기 들어오고 아늑하기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잠자리였다.

다만 샤워시설은 갖추어져 있지 않아 푸세식 화장실의 수도를 끌어다가 했는데, 물티슈로 닦던거에 비한다면 뭐… 그 동안 못했던 전자기기 충전을 하고 수위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쉽게도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 지금까지의 여행사진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그는 오랜만에 재미있는걸 봤다며 무사히 완주하라며 유랑인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Tent on the stage

텐트 온 더 스테이지

 

야영지 – 텐트 온 더 스테이지~!! 학교 강당 무대 위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샤워는 조금 불편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O.K. 원래대로라면 별 4개를 주어야 하나 무대의 조명빨에 텐트가 살아나는(?)걸 보고 기분에 하나 더 주었다.

이동경로 – 타이중(Taichung)

Taichung Bicycle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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