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팸투어 01.소중한 만남

여수엑스포 펨투어

여수엑스포 펨투어로 2박 3일간 여수와 남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남도의 아름다움과 맛을 즐기며 좋은사람과 만났던 시간. 소극적인 편이라 적응을 잘 할수 있을까 걱정 했는데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짧아서 아쉬웠던 2박 3일의 이야기 같이 가볼까요?

고행의 시작 Again?

모두가 잠든새벽 3시. 지방에 산다는 죄 하나만으로 배낭하나를 짊어지고 집을 나선다. 12시 이후에 모인다면 아침먹고 츨발해도 되지만 꼭 11시에 시간이 잡히더라. 울산도 여수가는 버스가 5시 30분부터 있지만 그림의 떡.  그 시간에 시내버스가 있는것도 아니고……

새벽 3시의 황량한 우리동네

그래서 여수행은 환승의 퍼레이드. 열차타고 부산가서 지하철 환승. 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타고 가는 여정으로 연례행사다. KTX한방이면 끝나는 서울사람이 너무 부럽다.

부산에 도착하니 4시 30분. 지하철은 1시간뒤에 시작되니 시장에서 뭐라도 먹기로 했다.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을 보며 매일아침 9시에 일어나는 나태함을 반성했다. 이렇게 해도 살기 힘든데……

어쨋든 활기찬 분위기!! 좋아좋아!! 사진 찍으며 먹을걸 찾아보지만 보이지않네? 골목길로 가야하나? 약간 후미진 곳으로 들어가니 토스트와 콩국을 파는 포장마차가 보였다. 뜨끈한게 먹고 싶었기에 토스트와 콩국을 주문했다.

부전시장에서 맛보는 토스트와 콩국

한입 베어무니 따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싸며 빈속을 채워나갔다. 주인 아주머니의 훈훈함도 플러스 알파. 모든메뉴가 1000원으로 가격도 착하다.  서울가면 토스트 하나에 2000원인데……

터미널 가는길. 지하철 첫차는 썰렁할줄 알았는데 초만원. 사람들 열기에 난방까지 더해져 가만히 있어도 육수가 뚝뚝떨어졌다. 그 중 일부가 눈에 들어와 따끔거리니 짜증 제대로 났다.  다시는 새벽에 타나봐라.

부산에서 여수가는 고속버스표

여수행 버스에 오르니 밀렸던 잠이 쏟아졌다. 안심해서 그런걸까? 이어폰을 귀에 꽃은 채 흐름에 몸을 맡기니 어느새 전라도 섬진강 휴게도. 눈 한번 감았을 뿐인데 순식간이네? 음료수를 마시며 상쾌한 기지개를  폈다. 킁킁……몸에서 땀냄새가 나네? 사람들 만나야 하는데 이 꼬라지면? 끔찍하군. 여수가면 응급처치부터 해야겠다.

역동의 여수

여수에 도착하니 9시 30분. 약속시간은 2시간이나 남았는데 가만히 있기도 뭐해 여수엑스포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창밖으론 세상을 향해 웅비하려는 여수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준비가 한창인 여수엑스포 박람회장
여수역 앞 에서 반겨주는 여니수니

ktx가 개통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여수엑스포역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남은대기석이 안보일 정도였는데 다행히 한자리가 생겨 아이폰으로 친구와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냄새나는 옷도 응급처치(?) 완료. 약속시간이 되어 플랫폼으로 나가니 실장님이 맞아주었다. 10월에 만났을 때 보다 더 야위어 보이는데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다.

여수엑스포 펨투어 참가자들과 만남. 자 밥먹으러 갑시다.

ktx열차가 들어오고 여수엑스포 팸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고 밥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게장백반으로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다.

하나먹다 둘이죽어도 모를 여수 게장백반.

부메뉴도 푸짐해 밥을 두 공기나 먹어치웠다. 이걸 페이스북에 올리니 친구들이 군침을 흘린다. 염장질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다.(웃음) 여수하면 게장백반이니 여수에 간다면 꼭 먹어보시길.

그나저나 앞으로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릴지 걱정이다. 다들 KTX에서 만나 면식이 있어 보였지만 중간에 합류한 난 뻘쭘뻘쭘. 먼저 다가가는 성격도 아니니 화기애애한 이야길 주고받으며 밥먹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서툰만남

밥을먹고 엑스포 홍보관에 들렸다. 지난 5월 자전거 여행을 할 때에도 들렸었는데 그 때보다 많은게 추가되 있었다. 전세계에서 보내온 축하의 메시지 라던가 참가국 수가 늘어난걸 알려주는 표시판 등. 변화하는 역동의 여수를 보는 것 같다.

여수엑스포의 슬로건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여수엑스포를 위해 각국에서 전하는 메시지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관을 구경했고 나는 밖에서 농땡이를 피웠다.(피식) 여기서 엄포스와 진희를 만났는데 코드가 맞았는지 금방 친해졌다.

홍보관을 둘러보고 오동도로 향했다. 등대가 공사중인 것 빼고는 달라진 건 없는 풍경이지만 문화해설사가 동행하여 오동도에 얽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시니 혼자 여행할때와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오동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해설사님과 낙엽지는 오동도

한그루에 2종류의 잎이 생기는 특이한 나무라던가 이름은 까먹었지만 똥파리가 달라붙어 수정을 하는 나무이야기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등대에 올라 여수 박람회 공사현장을 한눈에 보고 싶었는데 공사중인게 아쉬웠다.

진남관에서 동갑내기 친구와 한컷
진남관에서 바라본 여수시내. 해가질때 오면 정말 멋지다.

오동도를 구경하고 진남관에서 사진을 찍으며 놀다보니 마지막 일정 흥국사다. 그나저나 이런 여행도 은근 피곤한 것 같다. 이동시간과 구경 할 곳이 많기도 하지만 해설사님 설명도 집중해 들어야 하니까.

사전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해설사님의 설명은 재밌었고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재미있단걸 느끼게 하려면 말을 잘해야 하는데 해설사님이 그런 분이셨다. 가벼우면서도 빈틈없는 설명. 절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이런 장문을 적고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전통적인 아치형 돌다리

절로 들어서기 전 아치형 다리를 걸어보았다. 난간이 없어 추락하면 부상을 입을법도 한데 우리나라의 전통적 다리는 원래부터 난간이 없다고 한다. 왜 그런지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보았지만 이렇다할 건 없더라.  (이유를 알고계신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리의 끝으로 가니 돌출된 부분이 있는데 여기부턴 신분에 상관없이 걸어 가라는 의미에서 세워둔 거란다.

부처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단 거겠지?

깨달음

다리를 지나니 일조문이 맞이했다. 산을 오르며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며 일조문을 지났을땐 경건한 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니 절이 산위에 있는 것도 새삼스레 이해된다. 그런데 버스로 편하게 와서 잠만 쏟아졌다. (수행 부족이야.)

역대 스님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부도군을 지나니 도토리 나무가 많이 보였다. 사람들이 먹을게 없을때 굶지말라고 심었다는데 사람들과 함께하는 따스함이 엿보였다. 그러고 보니 몇 년전 다녀온 절에도 밤나무가 많았었지. 내가 기독교보다 불교를 좋아하는 이런 따스함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는 일조문과 스님의 자취가 깃든 부도군

계속 걸으니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여기엔 부처님을 근처에서 받들었던 사천왕들이 대기중인데 그들의 표정이 험악한 이유는 절은 찾은 이들의 나쁜생각을 바로잡아주고 마음속 근심거리를 잘라내 부처님의 진리를 깨우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기를 지나면 부처님을 영접할 수 있는 대웅전이 나타난다.

여수 영취산에 있는 흥국사....

혼자 팜플렛 한장 딸랑 들고왔다면 영영 몰랐을 깨알같은 내용. 대웅전의 형태·대웅전 불상뒤 숨겨진 관음벽화가 있다는 건 절이 생소한 사람도 흥미를 끌만한 내용이였다.

난 즉흥적이라 사전조사가 없이 무작정 떠나는 편이다.  이런곳도 대충 훑어보고 사진만 찍었는데 앞으론 공부좀 하고 가야겠다. 아는것과 모르는것이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이야. 그때 왜 자그만 선물이라도 드리지 못했을까? 살작 후회된다.

주절거림이 길었는데 흥국사엔 숨겨진 하이라이트가 있으니 이름하여 흥국사노사나쾌불탱화!

벽화의 걸작 흥국사노사나쾌불탱화

내 살아오면서 많은 벽화를 보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건 처음이었다. 동남아에도 일본에도 없는게 여수에 있을줄이야. 감동이다!! 과거 정유재란때 왜구에게 몰살당한 가슴아픈 역사도 있지만 온화한 관음불상과 벽화를 바라보면 스님의 혼은 오늘날도 우리를 지켜주는건 아닐까?

소통의 시작……

흥국사까지 소화하고 저녁시간이 찾아왔다.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해물정식을 먹으러 출발! 해물정식이라길래 해물탕에 백반이 나올줄 알았는데 4인상에 10만원이나 하는 코스요리가 나왔다. 테이블마다 생선회·전복회·성게알·멍게 등이 깔렸고 내가 좋아하는 참치·연어요리도 나왔다. 접시를 하나하나 비울때마다 셀러드·돈까스·알밥 등이 물밀듯 밀려온다.

호화판 저녁식사
여수의 해물요리...

몇년만에 먹어보는 고급스런 요리. 아침은 굶다시피 했는데 점심 저녁은 호화판이라 내 얼굴은 싱글벙글. 그래서일까 옆에 앉은 태훈이나 진희하고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고 건너편 테이블 사람들과도 말을 트기 시작했다.

여수엑스포 SNS서포터즈 모임

밥을먹고 여수엑스포 SNS서포터즈 모임에 나갔다. 서먹서먹했지만 소개를 하고 명함을 주고받고 술 한잔을 주고받으면서 웃으면서 마무리. 이 자리에는 나같은 변방 블로거·파워블로거·교수·기자·프리랜서·학생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여러가지 의견을 펼쳤다. 그 말 하나하나 씨가되어 평소같으면 몇주뒤에나 적었을 여행기도 이렇게 빨리 쓰고있다.

초고작성 2011.11.09/최종수정 2011.11.19

ㅋㅋ 간지가 좔좔 흐르재? ㅋㅋ 특별히 골랐어. 사진 정리해서 나중에 보내줄게..ㅎㅎㅎ

우와~~ 유랑재중님… 글솜씨 그림솜씨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아요 ^^

사진은 아이폰으로 대충찍었는데..ㅎ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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