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지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고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돈을 벌고 생활을 하고 삶을 꾸려간다는 건 다르지 않겠지만, 우리와 다른 문화가 엄연히 존재하고 먹거리도 다르다. 그동안 자전거 여행도 하고 배낭여행도 많이 다녔지만, 거기서 유랑인은 스쳐 가는 낯선 여행자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외국에서의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사실 유랑인은 떨어질 줄 알았다. 전술했지만 서일본 자전거 여행을 한답시고 60일 이상 일본에 머문 경험이 있고, 자잘한 단기 여행까지 합치면 출입국 횟수만 10번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엔 일본 출입국 횟수가 많거나 장기체류 이력이 있으면 심사에 불이익이 있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때문에 합격통지를 기다리는 두 달간은 좌불안석이었는데, 그만큼 합격이 주는 기쁨도 배가 되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분들 -특히 유랑인처럼 일본 출입국 이력이 많은 분- 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분들 화이팅~!!
서류준비
주한 일본 대사관의 일본 워킹홀리데이 안내 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준비해야 할 서류가 좀 많다. 될 수 있으면 넉넉하게 기간을 잡고 준비하는게 좋다. 올해(2015년)부터 은행관련 서류가 까다로워져서 더욱 더 그래야 한다. 유랑인도 ‘막판에 하면 되겠지.’ 라며 뭉기적뭉기적 하다 마지막 날까지 질질 끌었는데, 서류를 출력할 곳을 찾지 못해 비자 신청을 못 할 뻔 했다.
신청 마지막 날 일본 대사관(영사관) 접수창구에 가니 필수 서류를 빼먹어 되돌려보내지는 분이 엄청 많았다. “사유서(이유서)가 없네요, 계획서가 없네요, 조사표가 없네요, 증명사진이 없네요.” 등 이유도 가지각색.
팁이라면, 직접 작성해야 하는 서류를 제외한 나머지는 미리 발급해 두는 것이다. 편한 것도 있지만 사증신청서와 이력서에 출생지와 일본 출입국 이력 등을 적을 때, 기본증명서나 출입국사실증명서(or 여권)에 나와 있는 내용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억만 믿고 엉뚱한 내용을 적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니, 서류를 발급받아 그 내용대로 기입하자. 유랑인도 출생지가 울산인 줄 알았는데, 기본증명서엔 나주로 되어있어 신청서를 새로 적어야 했던 기억이 있다. 발급받아야 할 서류와 발급기관은 아래와 같으며 한글(국문)로 발급받아도 된다.
동사무소 발급서류
- 기본증명서
- 주민등록초본(남자라면 병역여부 기재요청) or 주민등록등본 or 주민등록증 앞뒤 복사
- 최종학력 증명서(최종학교 졸업/재학/휴학 증명서 중 하나) *졸업증명서는 동사무소 발급이 되는 걸 확인했으나, 재학/휴학증명서는 발급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일, 가능하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내용에 반영하겠습니다.
- 출입국사실증명서(출생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에 나간적이 한 번도 없어도 발급 받아야 함.
은행 발급서류
- 최근 3개월간 입출금 거래내역서(잔고 250만원 이상) *올해부터 바뀐 규정.
복사집 준비서류
- 여권복사 – 여권번호가 있는 인적사항 페이지 *무조건 복사
- 여권복사 – 일본 출입국 도장과 비자(있는경우)가 찍힌 페이지 전부 *일본에 처음 입국한 날~ 마지막 입국한 날까지.
- 여권복사 – 타국 출입국 도장과 비자(있는경우)가 찍힌 페이지 전부 *일본 외 다른 나라에서 90일 이상 체류한 경험이 있을경우.
사진관
- 증명사진 (사증신청서에 붙일 사진)
언어능력 입증자료 *필수서류 아님
- 일본어 능력 – JLPT, JPT, 일본어 성적표, 학원 수료증 등.
- 영어 능력 – TOEIC, TOFLE *후술할 서류를 영어로 작성한 경우만.
위의 서류를 발급받았다면 사증신청서, 이력서, 이유서, 계획서를 작성한다. 일본어나 영어로 적어야 하며 해당 언어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증명하는 서류를 함께 제출하면 좋다. 언어능력 입증자료가 없어도 신청가능 하지만, 대사관에서도 지원자의 외국어 실력이 어느 정돈지 알아야 뽑던지 말던지 하니까.
사증신청서
일본 워킹홀리데이 안내 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작성하면 된다. 워드로 쳐도 되고 출력해서 자필로 써도 된다. 인터넷상에선 사증신청서를 ‘일본어’로 쓰는 게 유리하다 해서 유랑인은 일본어로 적었다. 일본어로 적을경우 ‘우리나라 주소를 일본어로 어떻게 표기 하는가?’란 문제에 부딪친다. 우리나라 주소를 일본식으로 정리한 한국지명 일람 사이트 참고하자. 이용방법은 아래와 같다.
메인 페이지에서 노란색 글자를 클릭하면 하위주소로 들어간다.▼
하얀섹 네모안에 있는 게 일본어 주소다. 日本語(常用漢字 )라고 적힌 게 우리나라 주소를 일본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력서(履歴書)
사증 신청서와 마찬가지로 일본 워킹홀리데이 안내 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작성하면 된다. 사증신청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어로 적으면 유리하다고 해서 일본어로 적었다. 학력(学歴) 부분에 입학년도와 졸업년도까지 꼼꼼하게 적는 분도 계신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유랑인은 졸업한 학교 이름과 학과만 적었다.
고등학교부터 적으면 되며, 고졸이라면 졸업한 고등학교 이름만 쓰고(검정고시 출신이라면 고교졸업 검정고시), 대학교 졸업이라면 고등학교와 대학교 이름, 학과를 적으면 된다. 재학이나 휴학 중이라면 그렇게 적으면 되고.^^;;
일본체류경험(日本滞在歴)은 출입국사실증명서나 여권에 있는 일본 출입국 스탬프를 보고 적으면 된다. 적는 칸을 초과할 정도로 일본 여행경험이 많다면 일본여행을 처음 시작한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적고, 여행목적과 방문횟수를 적으면 된다. 2009년 2월 5일부터 2015년 2월 3일 사이 일본을 10번 여행했다면 ‘2009.02.05~2015.02.03 여행 10회(2009.02.05~2015.02.03 旅行 10回)’라고 적으면 된다.
조사표
일본 워킹홀리데이 안내 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작성하면 된다. 계획서 항목에서 전술했지만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주목적은 어디까지나 ‘문화체험’ 혹은 ‘여행’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작성하도록 하자.
Working-Holiday 제도를 이용하고 싶은 이유를 적은 진술서 (이유서 or 사유서)
특별한 양식이 있는 건 아니며, 일본 워킹홀리데이에 참가하고 싶은 이유를 적으면 된다. 인터넷상에 다른 사람이 쓴 진술서가 많이 있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지만 참고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적는 게 좋다.
유랑인은 어떤 계기로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것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으며 (일본어를 공부한다거나 JLPT 시험을 본다거나 일본인과 펜팔을 하고 있다 등),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하게 되면 ‘자신에게 어떤 계기(도움)가 될 것 같다.’ 순으로 작성했다. 이 서류나 후술할 계획서를 화려하게 꾸미는 분들이 많은데, 유랑인은 워드로 문단만 나눠 A4용지에 보기 쉽게 정리하는 걸로 마무리 했다.
유랑인의 일본 워킹홀리데이 사유서 일부분 보기 (PDF)
Working-Holiday 제도로 일본에 입국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적은 진술서 (계획서)
진술서(이유서 or 사유서)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양식이 있는 건 아니며, 일본 워킹홀리데이 기간동안 일본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를 적으면 된다.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의 주목적이 장기여행이나 문화체험인 만큼 취업은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이 되어야 한다. 유랑인은 일본의 ~~한 지역을 여행할 것이고, 여행을 지속하기 어려운 겨울에 단기간(2~4개월) 일을 하면서 여행경비를 보충하겠다는 식으로 적었다.
유랑인의 일본 워킹홀리데이 계획서 일부분 보기(PDF)
합격자 발표 &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 받기
서류를 제출하고 2개월 정도 기다리면 일본 대사관(부산 제주는 영사관) 홈페이지에 합격자 발표가 난다.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가슴이 얼마나 쪼그라드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한 여유를 두고 스스로 준비했다면 합격자 발표일까지 편하게 지내면 되겠고, 급하게 준비했거나 다른 사람 걸 베껴 냈다면 좌불안석일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서류는 미리미리 준비하자.
이 기간에 대사관(영사관)에서 전화 인터뷰가 올 수 있는데 유랑인에겐 오지 않아 이 부분은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언어능력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이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합격 했다면 일본 대사관(영사관)에 가서 여권을 맡기고, 비자 수령기간 내에 접수증을 가지고 일본 대사관(영사관)에 가서 비자가 붙은 여권을 받으면 된다. 서류준비가 힘들었던 만큼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보고 있으면 흐뭇할 것이다.
글 작성 후기….
제목에 합격수기 겸 소소한 팁이라고 적었는데, 어찌된게 합격수기가 팁보다 짧다. 합격 수기가 길어야 하는데 말이지.^^;; 글 쓰는 데만 5시간 넘게 걸린 뻘글이지만 이 글이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랑인이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던 2014년과 달리 2015년부턴 서류가 까다로워졌으니, 유랑인처럼 혼자 비자를 준비하는 분들은 미스터 워킹홀리데이 방문을 추천한다. 일본 워킹홀리데이에 관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으며 유랑인도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이다.
PS.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아는 만큼은 도와 드리겠습니다. 단, 번역은 해드리지 않습니다. ^^;;
댓글 22 개
댓글 쓰러가기 →일 잘하고 있는가?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형은 잘 지내고 계시죠? ^^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중~
일은 할만하고?
그럭저럭이죠 ㅎㅎ 문자가 안 되는 듯 하니 페이스북으로 연락드릴게요~!
유랑인님..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댓글 드립니다!
1. 합격시 원래 비자를 맡겨야 합니까?
2. 사증신청할 때의 비자가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새비자 발급 후 제출해도 될까요?
3. 비자를 맡기면 돌려받을 때까지는 못 쓸까요?
올해 2분기 신청하고 발표까지 아직 2주 좀 안 되게 남았는데 떨리네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박민규님. 저도 신청해놓고 발표일까지 조마조마하고 그랬었는데 합격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거기에 앞서 비자와 여권을 착각하신 것 같으니, ‘비자’-> ‘여권’으로 정정한다는 가정하에 답을 드리겠습니다.
1. 워킹 비자 합격을 하게되면, 일본 대사관(영사관)에 여권을 맡겨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여권에 워킹 비자를 붙여서 돌려줍니다.
2. 제가 그런 경험을 해 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답변해 드리기는 어렵겠네요.^^;; 일단 여권을 분실 사유로는 신규여권에 발급을 해주니, 여권 유효기간 만료일 문제(분실이나 만료일 문제로 구여권을 못 쓴다는 것은 같으니)로 신규 여권에 비자를 요청하면 해 줄 것 같습니다. 단, 대사관이나 미워홀님의 블로그에서 한번 물어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3.여권을 맡기게 되면 그 기간동안 여권 사용은 어렵습니다. 여권을 맡기는 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으니(1~2주 내외), 합격자 발표일~ 비자 발급일 사이엔 출국 일정을 잡지 않는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제가 쓰고 보니 여권이랑 비자를 착각했네요ㅎㅎ
답변 감사합니다. 미워홀에도 문의를 드렸었는데 합격하면 새여권 발급 받아서 맡기면 된다고 하네요.
유랑인님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합격하면 저랑 같은 동지가 되겠군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훌륭한 포스트네요 😉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질문이 하나 있는데, 1년간의 체류는 합격한 시점으로부터인가요 아니면 입국을 기점으로 해서 1년인가요? 예를들어 올 4분기에 합격해서 발표가 11월에 나서 17년 3월에 일본에 입국하면 언제까지 체류가능한지 혹시 아시나요??? 😉 감사합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1년간의 체류는 합격한 시점이 아니라 비자를 사용한 시점(일본에 입국한 시점)부터 입니다.
17년 3월에 입국 한다면 18년 3월까지 체류하실 수 있습니다. ^^
궁금한것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혹시 사유서와 계획서 에이4용지 70퍼센트정도면 될까요??
분량이 걱정이네요..
분량은 딱히 이렇다고 정해진 건 없으니 자유롭게 적으셔도 될 듯 합니다. 저는 A4용지 기준 사유서는 A4 1장, 계획서는 2장 반 정도 나왔습니다.
여전히 댓글을 달아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질문 남깁니다!
혹시 통장 입출금거래내역서 제출할 때, 통장에 최종 잔고가 250만원 이상이면 되는 걸까요?
그게 아니라 3개월동안의 통장잔고에 평균적으로 250만원 정도가 있어야 하는 걸까요?
3개월간 평균잔액이 250만원 이상이지 않아도 됩니다. 제출할 최종 시점에 250만원을 넘기면 됩니다.
궁금하게 있어서 댓글남깁니다.
저는 22살이고 공익판정을 받아서 병역은 여유로운데 .. 병역증명서같은게 따로 또 필요할까요?
현재 해외여행 가는데 아무문제는 없거든요 ㅠㅠ
죄송합니다. 저는 병역을 필하고 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일본 대사관 혹은 영사관에 문의하시는게 가장 빠를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3개월간 250만원의 입출금 증명서는 기준이 언제꺼까지 제출가능한지 아세요??
모집하는날 전날에 가서 받아와야하는지 아님 그전달꺼 받아와도 되는지 기준이 명확히 모르겠어요 ㅜㅜ
제출시점으로 3개월 전의 통장 입출금 증명서면 됩니다. 제출일과 가장 가까운 시점이 좋겠죠.
유랑인님 글을 접수 1주도안남기고 보고준비했습니다.
나이도 많고 해서 걱정했는데 합격했네요 감사합니다.
출국은 내년에 할계획이라 이제 찬찬히 준비해 봐야할것같네요 다시 감사드립니다
저도 나이가 많을때 신청했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남은기간 준비 잘 하셔서 일본생활 잘 하셨으면 좋겠네요.^^
앞으로의 여정도 화이팅입니다.
아직 답글 남겨주실지는 모르겠으나 댓글 남겨봅니다. 올려주신 사유서나 계획서에 한글로 적을필요는 없죠??
안녕하세요, 유랑인입니다.
계획서는 일어나 영어로 작성하며 한글로 쓰는 경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