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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전거 여행 #22] ‘자전거 펑크’와의 첫 만남…그리고…

수위 아저씨의 자연 모닝콜로 맞이하는 아침. 하룻밤을 허락해준 수위 아저씨께 폐가되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하고 학교를 나섰다. 학교를 나서니 아이들이 하나 둘 등교하기 시작하던데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수위 아저씨께 폐를 끼칠 뻔 했다.

Taiwan taichung Xin Xing Elementary School

타이중에서 하룻 밤을 보냈던 씽씽(Xin Xing) 초등학교

아침을 먹으려고 학교 앞 식당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어 5 분을 기다려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대만은 먹거리가 저렴해 아침을 챙겨주지 않는 부모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런 걸 보면 먹거리 싼게 좋은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여행자 신분인 유랑인은 좋아해야 할 일이지만 .

Taiwan Primary School Child

대만은 먹거리가 저렴해 아침을 사 먹는 아이들이 많다.

Taiwan lunch box in the morning

계란 후라이에 군만두. 가볍게 먹기엔 딱 이었다.

아침을 먹고 나오니 조용하던 동네가 떠들썩하다. 아무래도 출근시간인 듯. 오토바이 부대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가 하면 차도도 북적북적거려 타이중을 나오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두 시간을 달리다 보니 ‘秋茂園(추무원)’이라는 공원에 도착했다. 이 공원의 테마는 ‘세계의 조화’ 인듯 동/서양을 상징하는 케틱터, 종교관련 케릭터, 동화속 케릭터가 서로를 가리지 않고 한자리에 모여 친근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Strange Sculpture Park in Xinpu 01

여러 종교의 융합~ 좋아 좋아~!

타이중처럼 거대하지는 않지만 익살스런 포화대상에 저팔계와 사오정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는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꽤 오래전에 만들어진 공원이라 페인트 칠이바랜 부분도 많았지만 꾸준히 관리는 되고 있어서 안심이었다.

Strange Sculpture Park in Xinpu

익살스럽게 표현된 ‘서유기’의 케릭터들.

공원을 나오니 바로 앞에 ‘신푸역(Xinpu Station)’이 보였다. 일본이 대만을 식민지배 할 때 지어진 건물로 100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일본 키타큐슈의 모지역(門司駅/Moji Station)처럼   근대화가 그대로 녹아있는 목조 건축물이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Xinpu Old Station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신푸역(Xinpu Station)

이 역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찍으려고 안간힘을 쓸 정도였으니까.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연로하신 어르신이 대부분이라 아이폰의 조작을 많이 어려워 하셨다.

Urangin Take a Photo Front of Xinpu Station

신푸역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고 필사적이었다.

신푸쪽에서 즐겁거운 시간을 보내고 북쪽으로 잘 달리던 중에 갑자기 “치이이익~~~” 하는 소리가 났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달렸는데 얼마 안 가 쿠션감이 사라지면서 뻑벅한 느낌이 났다.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니 자전거에 펑크가 나 있는게 아닌가?!!

‘오 마이 갓…’

처음하는 자전거 펑크 수리였지만 설명서를 따라하니 어렵지는 않았는데 뜨거운 태양, 달궈진 도로, 차들이 뿜어대는 배기가스가 유랑인을 괴롭혔다. 그게 짜증이 나  대충 떼웠는데 5분도 지나지 않아 또 펑크가 났다.

‘하하하하하….’

짐을 다 풀어헤치고 타이어에서 튜브를 분리해 대충 바른 펑크패치를 떼어내고 다시 붙여주었다. 본드도 새로 바르고 충분히 붙을 때까지 손으로 꼭 눌러주었다. 그제서야 자전거는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역시 게으름은 피우면 안되나 보다.

Urangin Bicycle Punk Repair

드디어 그 분이 오셨다. 이름하여 ‘자전거 펑크’

자전거 펑크를 수리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 여섯시가 되었다. 진작에 잠자리를 알아보려 돌아다녀야 할 시간이지만 도로 한복판이라 마을로 이동을 서둘렀다. 한 시간을 달려 작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개 짓는 소리가 들리는게 심상치 않다. 저번처럼 ‘갑톡튀(갑자기 튀어 나오면) 하면 어떻하지?’ 겁이 나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불빛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야간 라이딩은 언제나 조심 또 조심.

마을 중심으로 들어서니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보였다.

“칭웬!!! 칭웬!!! (저기요!! 저기요!!)”

“쩌리 푸엔 요메이요 다팡 퍼(텐트 펼 만한데 있나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근처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유랑인의 자전거를 보더니 따라 오라고 했다. 그렇게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아이러니 하게도 ‘대학교 기숙사’ 였다. 그는 자신을 ‘기숙사 사감’이라고 소개하며 로비에 텐트를 치고 쉬어가라 했다.

Security Guard Dormitory

개에게서 유랑인을 구해준 ‘기숙사 사감’님.

‘기숙사??!!’

‘대만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별 희한한 곳에서 다 자봤지만 ‘대학교 기숙사’에서 텐트 치고 자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기숙사 로비에 등장한 텐트에 학생들은 신기한듯 몰려 들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더 놀라는 눈치다. 덕분에 학생들의 방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는데, 한 학생의 방에는 우리나라에서 출시한 음반이 많았다. 알고보니 동방신기와 2PM의 팬이었던 것. 뿐 만 아니라 유랑인이 모르고 있던 ‘페퍼톤즈’나 ‘상상밴드’ 같은 인디밴드도 알고 있었다.

이럴땐 유랑인은 ‘정말 한국인 맞니?’ 라며 정체성에 의문을 던진다. (웃음) 그렇게 두 학생과 친해지게 되었는데 다음날 깨워 주기도 하고, 배고픈걸 어떻게 알았는지 아침까지 챙겨주는 등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었다. ^^

대학교 기숙사에 편 텐트

로비에 학생이 구경한다고 몰려와서 보다못한 사감이 사무실을 비워주었다.

야영지 – 대학교 기숙사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샤워, 충전, 안전 모두O.K. 덤으로 학생들과 즐거운 이야기까지 ~~

이동경로 – 타이중(Taichung), 신푸(Xinpu), 호울롱(Houlong)

Taiwan bicycle journey Taichung Hou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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