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전거 여행 #03] 니하오! 타이완!

드디어 출발일~!!!! 아침일찍 일어나 울산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인천공항행 버스에 오른다. 아버지는 조심히 다녀오라며 터미널까지 유랑인을 배웅해 주셨다.

“건강하고, 조심히 다녀와라”

평소엔 차가운 아버지 같았는데 이럴 땐 약해 지시는구나. 하긴 하나 뿐인 아들을 저 멀리 타지로 떠나 보내는데 많이 걱정하셨겠지.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대만 자전거 여행을 성공해야 겠다고 마음을 잡았다.

뭐 여기까진 좋은데 갑자기 배가 ‘꾸루륵 꾸루륵’ 거리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꾸루룩.

‘X 됐네 설사잖아’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 발사하고 싶었지만 갓길은 없고 가릴것도 보이지 않으니 그야말로 좌절(.  OTL) ‘마지막은 포식한다’ 랍시고 푹풍 치킨을 먹는게 아니었어. (이미 늦었단다.^^) 뱃속에서 트위스트 추는 덩어리를 억지로 억누르길 한 시간.

마침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려왔다. 버스가 서자마자 빛과 같은 속도로 뒤어나가 안된다는 공항직원에게 짐을 던져놓고 화장실로 댓쉬~댓쉬~ 싯팅을 하고 발사하니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그렇게 속을 진정키시키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폭풍 설사를 하고도 밥이 넘어가는 유랑인의 위장) 공항을 둘러보니 체크인 시간이 되었다. 줄을 서는데 유랑인에게 일제히 쏠리는 시선. 호기심 많은 아줌마들이 무슨 물건인지 물어보는데 자전거라고 답하니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수속하는 직원도 “정말 자전거에요?”라고 되묻더라.

Huge bagage in the bicycle

무게를 재보니 무료 허용범위를 간단히(?) 넘긴다. 무려 -15Kg나 오버 되었는데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니 그냥 부쳐 주겠단다. 탑승장에 도착하니 유랑인이 탈 비행기가 보였다. 최종 목적지가 방콕인 만큼 대기자가 많았다. ‘편하게 가긴 글렀군. 하하하…’

To Taipei air plane

4년만에 타보는 비행기라 기분에 들떠 구름이고 기내식이고 찰칵찰칵 신나게 찍어댔다. ‘그래 본능에 충실하는 거야 양반인척 굴 필욘 없잖아?’

Thai Airways Airline food

두 시간이 지나니 대만 타오유안 국제공항(Taoyuan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이제부턴 모든 걸 혼자해야 하는데 중국어를 모르는 유랑인은 걱정부터 앞선다. ‘어떻게든 되겠지. 동남아 여행 때도 이랬는걸.’ 그냥 부딪쳐 보기로 했다.

Tiwan immigration

공항에서 관광지 할인이 가능한 웰컴카드(Welcome Card)를 발급받고 타이페이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동남아 레벨은 아니지만 대만도 남쪽나라답게 덥고 습하다. 유랑인은 더운 날씨를 싫어하지만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는 설레임은 그것을 누르기에 충분했다.

예약해 두었던 숙소에 짐을풀고 싱가포르에서온 룸메이트와 저녁을 먹으러 갔다. 한자를 읽을 줄 몰라 주문은 싱가포르 사람에게 한국사람이 먹을만한 요리를 주문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딱봐도 느끼하게 생긴 탕요리가 나온다. 이거 한국인이  안 좋아 한다구. 잘 못 짚었어!!

Tiwan repellantly fatty food

둥둥 떠다니는 기름덩어리. 중국은 모든요리에 기름을 두른다는데 대만도 예외가 아닌 것 닽다. 그간 피자와 치킨으로 내공을 쌓아온 덕에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해외 자전거 여행이 처음인 만큼 바로 여정을 시작하기보다 대만의 분위기도 느낄 겸, 이틀간 자전거로 가볍게 타이페이를 돌아 보았다. 대만을 건국했다는 장기석 기념관, 228 공원, 야시장과 시먼거리 일대를 둘러 보았는데, 유랑인은 용산사・야시장・시먼거리 같이 대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곳이 좋았다. 타이페이에서의 대부분의 시간도 시먼과 야시장에서 보냈다.

Taipei Night Market
대만 타이페이 야시장
Taipai 용산사
대만 타이페이 용산사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똑같다던데 대만사람의 일상도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지 않다. 강아지와 산책을 한다던가 낮잠을 잔다던가 쿵푸를 한다던가(이건 좀 다른가?)장기를 둔다던가 말이지.

시내로 가니 우리나라 아이돌 노래와 방송이 흘러나온다. 한국에서 왔다하니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들. 이곳이 정녕 험한류로 위험하다던 대만 맞소이까? 떠나기 전 지인들이 가지 말라고 뜯어 말리던데 위험 하긴커녕 반기는 분위기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우리나라 언론의 낚시질에 다시 한 번 치를 떤다.

평범한 일상에 묻어가면서 유랑인은 낯선 여행자에서 익숙한 여행자로 탈바꿈 한다. 서두르지 않은 덕분에 대만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여러가지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일본어가 어느정도 통한다는 사실도 알아 낼 수 있었는데 시골 등지를 돌아다닐때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현지인 집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었으니까.

숙박지 – 타이페이 호스텔(Taipei Guest House)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편안하게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고, 무선인터넷도 자유롭게, 다른나라 배낭여행자와 교류까지~ 즐거웠었다. ^^

이동경로 – 울산(Ulsan), 인천국제공항, 타이페이(Taipei)

Korea to taiwan

초고작성 : 2013.07.05 / 2차 수정 :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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