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기대하던 여행전야.
서울에서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해야 하니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부모님이 경비에 보태 쓰라며 30만원을 쥐어주시는데 마음이 웅클했다. 어리버리한 유랑인이 외국으로 나간다니 걱정이 되었겠지.
“몸 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다녀올게요……”
서울에 도착해 볼일을 마치니 출발까지 10시간이 남아있었다. 딱히 할일이 있는것도 아니니 인천공항으로 바로 향했다. 새로 개통했다는 공항철도를 이용했는데 깔끔하고 쾌적했다. 그러나 승객이 없어 유지나 제대로 할련지 걱정되었다. -당시는 2007년-
좌우지간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할게없다. 돈을 넉넉하게 가져온게 아니니 편의시설은 그림의 떡이고 할 수 있는 거라곤 공항을 배회하거나 비행기 뜨고 내리는걸 구경하는 것 뿐이었다.
이건 설마 영화 터미널에 나오는 공항노숙의 재현? 공항에 갖힌 톰 행크스는 공항에서 살아남기 갖은 기행을 벌이는데 -공항일을 돕거나 카트의 동전을 모아 햄버거를 사먹는 장면 등- 유랑인에게 비슷한 시련이 닥치니 미칠지경이다. 유랑인보다 늦게 온 사람들도 탑승수속을 밟고 출국장으로 걸어가는데 수 시간동안 꼼짝도 못하고 앉아있는 꼴이란.
‘15,000원 아낀다고 야간 열차타는게 아니었어…….버스로 올걸…..’
공항에서 10시간이나 대기할거라곤 생각이나 했으랴. 배는 고픈데 돈은 없고……유랑인의 여행애서 이 날 만큼 비행기가 간절했던 날이 있었을까? 머릿속에는 기내식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8시간을 기다리니 TG657편의 탑승수속을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후다닥 달려가 창가자리를 확보했다.
오랜 기다림끝에 비행기표를 받으니 날아가는 기분이다. 설렘을 주체하지 못하고 같이 기다리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내성적이라 다른 사람에게 먼저 말 거는 일이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저절로 튀어나왔다. 여행의 마법인가?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부산에서 태국식당을 운영한다는 태국인 부부로 남편은 태국으로 가고 부인은 마중을 나온 모양이다. 1달정도 여행 한다고 “싸왓디 캅(태국인사)”이라며 여행 중 사용할 수 있는 태국어와 여행정보를 알려 주었다. 태국이 처음인 나로선 무척 든든했다. 이들이 알려준 정보덕에 현지에서 헤메지 않을 수 있었다.
비행기에 오르니 이륙이 시작되었다. 멀어져가는 우리나라를 보니 이상하게 두근거린다. 여행을 한다는 설레임일까? 영어를 못한다는 불안함일까? 시작부터 삐그덕 거렸지만 동남아 배낭여행의 막은 올라갔다. Von Voyage~!!
댓글 2 개
댓글 쓰러가기 →드디어 시작이구나~^^
흐흐흐 네 슬슬 시작인겁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