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방콕에 도착했기도 하고 공항노숙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터라 하루종일 방에서 방콕 하려고 했다. 허나 역마살이 그렇게 내비두질 않네. 결국 지갑과 방콕지도를 챙겨 게스트 하우스를 나섰다.
문을 열자마자 엄습해오는 습하고 뜨거운 바람. 여기가 지옥이냐 천국이냐. 우리나라의 여름도 환장할 만큼 더운데 방콕은 더했다. 게스트 하우스를 나선지 5분도 안되 온 몸에서 육수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우선 지도를 펼쳐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관광의 도시 방콕 아니랄까 지도에는 관광지가 알록달록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발이 닿았던 방콕 국립갤러리. 아담한 소형 겔러리로 태국 화가들이 그린 작품과 조형물이 전시중이었다. 그 중 눈에 띈 것은 왕의 초상화. ‘유랑인도 왕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위엄 있고 당당해 보였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금지되어 있어 -직원이 상주하며 감시중이었다- 바깥만 찍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방콕 국립갤러리 건너편. 가운데는 휑하게 뚫렸고 주변은 나무와 벤치로 채워진 특이한 형태의 공원이 보였다. 당시엔 이게 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싸남루앙(Sanam Luang) 이라는 왕실 공원이었다.
길을 걷다보니 폼나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입장료를 내고 팜플렛을 받아보니 방콕 국립박물관(Bangkok National Musium) 이었다.
태국의 역사이래 만들어진 불상과 악기 그리고 왕궁에서 사용되던 물건이 전시중이었다. 왕궁에서 사용했던 물건들은 하나같이 화려했는데 그 중 가마가 눈에 띄었다. 당시만해도 가마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기에 태국의 가마는 참 신기했다. 유감스럽지만 이곳도 내부 촬영금지였다.
미로같이 복잡해 미로체험 박물관이라 칭하고 싶다. 여기서 2시간을 보내고 코코넛으로 만든 푸딩 같은 것과 캔커피로 출출함을 달랬다.
방콕 국립박물관을 나와 거리를 어슬렁 거리니 재래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 있을 때 재래시장이 있으면 꼭 들려보는 버릇을 방콕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기서 부모님 선물을 고르는데 생각보다 비싸게 부른다. 쥐꼬리 만한 불상 2개에 10,000원이라니. ‘설마 이 가격이겠어?’라며 아침에 노점에서 배운 흥정의 기술을 들이댔다. 결과는 4,500원. 재래시장은 역시 흥정하는 맛이지!
재래시장은 세계 어디를 가나 비슷한 것 같다. 조금이라도 깎으려는 사람과 남기려는 사림의 팽팽한 줄다리기!! 정말 인간다운 모습 아닌가?
시장까지 둘러보니 슬슬 배가 고팠다. 뜨거운 태양도 피할 겸 점심이나 먹으러 가 볼까?
댓글 2 개
댓글 쓰러가기 →어머 방콕 갔어? 나도 다다음주엔 드디어 태국 가는데 ㅋㅋ 언제까지 있어?
방콕 다녀왔었죠~하하 정말 강렬한 곳입니다.^^ 누님 지금쯤 여행중이시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