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고 경찰서를 뒤로 하려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경찰서도 이제 마지막이구나. 그렇구나, 마지막이구나…’
대만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좋든 싫든 이 곳을 들락거리면서 정이 들 대로 들어 버렸는데 이제는 들릴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든든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말로는 표현이 어렵구나. (^^) 경찰관도 유랑인의 그런 기분을 아는지 바쁜 와중에도 밖으로 나와 등을 두드려 주며 배웅했다.
“짜요!! 짜요!! (힘내!! 힘내!!) You Can DO IT!!!”
‘타이페이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완주가 머지 않았다!!! 기합 단단히 넣고 멋지게 마무리 하자~!’
경찰관의 말에 마음을 가다듬고 타이페이를 향해 나아갔다. 도중 경찰이 추천해 준 ‘오래된 거리’를 둘러보았다. 근대화의 정취가 느껴지는 거리를 거닐다 보니 타이페이의 용산사에서 보았던 방아찧던 토끼와 공자인형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웃는 얼굴로 서있는건 쓸쓸해 보였다.
타이페이까지는 50km.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시내까지 거린데 대만 서부는 험한길도 없으니 빠르면 2-3시간 내로 주파가능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잘 가고 있는데 우라질… 또 자전거에 펑크가 났다. 바퀴를 분해 해보니 지난번 펑크패치로 수리해 놓은데가 터져있었다. 며칠 전 처음으로 자전거 펑크 수리를 했는데 그게 좀 어설펐나 보다. (웃음) 다행히 인근에 자전거 방이있어 간단하게 점검을 받아 보기로 했다. 자전거 방 아저씨는 유랑인의 자전거를 보더니 튜브는 교체하는게 좋다고 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200원(8,000원)이라길래 바로 OK했다. 일본에서 펑크수로 4,000엔을 뜯겼던걸 생각하면 대만은 극락이요! 천국이다!
아저씨는 펑크를 수리할 때 튜브도 중요하지만 타이어를 꼼꼼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튜브의 펑크를 아무리 열심히 떼워도 타이어의 이물질을 제대로 제가하지 않으면 재발한다는 것. 펑크 수리에만 급급해 그런것을 전혀 살피지 못한 유랑인이 바보 같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런데…) 자전거 방 아저씨는 튜브를 교체하더니 타이어, 체인(청소), 브레이크 등 다른 부분도 꼼꼼하게 점검해 주셨는데 완주하라는 의미의 작은선물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네!! 고맙습니다!!”
중리(Zhongli)와 타오유안(Taoyuan)을 지나면서 도로는 넓어지고 오토바이 부대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다리 하나를 남겨놓은 지점에서 ‘타이페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타이페이로 들어섰다.
특유의 매연냄새, 넘쳐나는 차, 북적이는 사람들… 여전히 정신없지만 생동감 넘치는 ‘타이페이’가 유랑인을 맞이했다. 이렇게 유랑인의 ‘대만 자전거 일주’는 성공리에 끝났다. 출국은 모레. 남은 하루는 ‘쉼표’를 찍으면서 마지막으로 대만의 모습을 되새겨 볼 생각이다.
숙소 – 타이페이 게스트하우스
전체평가(별 5개 만점) : ★★★★★+@
샤워, 충전, 안전 모두O.K. 덤으로 외국인들과 여행담 공유까지~~
댓글 2 개
댓글 쓰러가기 →유랑인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저 아직 기억하시죠?^^
저는 블로그에 글을 못쓴지 몇년 되어가는데 아직 유랑인님은 활발하시군요! 부럽습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동안 또 어떤 행복한 추억들 만드셨는지 많이 궁금하네요!
사실 지난주에 타이페이로 늦은 여름 휴가를 다녀와 여행의 향수에 젖어있는 중입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유랑인님 대만 자전거 여행기가 생각나서 방금 정주행 했어요
다시봐도 정말 멋지네요! 요즘도 자전거 열심히 타고 계신가요?^^
언젠가 대만 자전거 일주도 꼭 도전하렵니다~ 그때 또 유랑인님 블로그 신세를 많이 지겠군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하시는 일 다 잘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que vaya todo bien! aidos!
댓글이 달리면 자동으로 이메일이 오도록 되어 있는데,
익숙한 닉네임이 보이길래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다람쥐 님이셨군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저는 올해 대학교를 졸업하고, 워킹비자를 받아 일본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작년까지 꾸준히 탓는데, 올해들여선 많이 타지는 못하고 있네요. 퇴근이 늦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게으름이겠죠.^^;;
제 여행기로 여행의 피가 다시금 끓어올라, 상상쟁이다람쥐님만의 매력있는 여행기를 볼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궁금한 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아는 만큼 도와드리겠습니다!